작품 갤러리

  • 인연
  • 2023.08.10

친정 어머니께서 애정하신 미싱이 수리되어 내 품에 들어 온지 꼭 한달이 되었다
어머니가 매일 너를 생각하며 덮을거란 그 한마디에 나는 여름 한달 내내 인견 여름겹이불을 만들기 시작하여 오늘로 서른개를 만들었다

친정 시댁 주요 인물들과 평소에 고마웠던 분들을 생각하며 감사를 표할 수 있음에 즐거운 마음으로 재봉을 하다보니 잠시 수리점에 맡긴 시간에도 미싱 금단현상이 오는 듯 했다

친정엄마는 아들 둘에 딸여섯을 키우며 재봉과 함께 한 세월은 팔남매 결혼 시키기 전까지 왕성하게 마스게임복이며 삼베이불까지 너끈하게 만들어 내셨는데 그 당시 유행인 발틀을 손틀로 만들면서 고장이 잦아 티비다이로 쓰면서 엄마에 대한 아버지의 가장 큰 선물로 우리들 추억속의 물건이 되었다

그 동안 자랑 할 정도는 아니지만 식구들만 인정하는 간단한 소품 정도는 손박음질 할 정도라 했더니 동호회원 중 한분이 인견원단 2필을 투척한다 인견원단공장을 운영하는 여사장님이셨다

흰색인데다 대용량의 원단은 처음이라 방 모서리에 세워만 놓고 시간을 보냈다 그 시기가 호청이 낡아 버리고 속통이 퍼질러 넓어져 있는 상태의 사이즈 호청을 인터넷서 찾다가 포기하던 시점이라 색상있는 이불 인식에서 벗어 나질 못해서 그 멋진 쟈가드 인견을 먼 산 보듯 했다

그러다 호텔 이불을 떠 올리며 몇날 며칠을 손박음질에 매달려 완성하여 사용 해 보니 그 간에 덮었던 이불들을 정리하고 싶어졌다 자랑하고 싶어 소문냈다 여형제들도 주문하여 1필씩 사게됐다 염가에~

나 외엔 손바느질 문외한이라 수선집에 맡기려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라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
재봉틀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 유명한 브라더미싱이 뇌리에 떠오르는 시발점이었다 40만원 이상이라 역시 배꼽이 큰 상황인데다 모두가 60대를 넘은 나이에 미싱을 장만하는거도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었다

TV다이로만 소임을 다 하고 있는 엄마소장품 브라더 미싱을 고쳐보자란 의견이 모아지면서 검색을 하니 영주브라더미싱전문점이 검색되었다 수리 가능하단 문자를 받고 모두 뛸듯이 기뻤다
다음 날 맡기고 내 품에 오기까지 반나절 밖에 안 걸렸다
1964년 2월 생산 된것이니 60년 된 우리집에서 가장 오래 된 가보로 추정된다

엄마 어깨 너머로 봐 왔던35년 40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 실을 끼우고 핸들을 돌리기 시작하자 이내 한 몸이 된 듯한 벅차 오르는 기분은 올해 96세로 막내가 근무하는 재활병원에 허리가 아파서 치료차 입원 해 계시는 엄마의 이불을 만들어 드렸다
그 후 정신없이 한집에 2개씩 3개씩 나눠 드렸다 제부 형부로 부터 찬사가 이어지며 지퍼달린 호청 주문까지 들어온다

밑실을 물지 않아 고장 난 미싱을 당시에도 수리하는 곳이 분명 있었을 터인데 엄마는 돈이 아까워 묵혀 두셨구나
오늘도 똑 같은 상황에 수리하고 나니 또 부드럽게 쌩쌩 잘 돌아가니 이 얼마나 60살 먹은 브라더미싱과 전문점 사장님께 감사하고 고맙지 아니한가~ 이제 자주 뵐거 같다고 인사하니 자주 안 보게 되는게 좋지 뭐 하신다 ~ 얼마나 정겨운가

인견원단을 염가에 제공해 주신 분도 서로 톡을 나누면서 그 분 또한 시어머니가 물려주신 부라더 미싱을 여전히 유물로 사용하며 직접 출장 수리 받은 경우가 여러번이라면서 재봉틀 사진을 서로 공유하기도 했다 이 또한 멋진 인연이 아닐까 싶다

한달 사이에 이뤄진 급박했던 시간을 정리하며 인연들에 감사한다

나의 재능이 96세 노모의 애정하는 브라더 미싱을 만나 내 나이 65세에 빛을 보는 순간이기에 더 없이 소중하다 ~~~♡

끝으로 열화같은 8남매 형제분께도 매우 매우 감사하다 ^^ 무슨 시상식 같다 ~

감사문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도 즐거운 일 아닐까~♡

다만 어머니 손때 묻은 미싱사진을 첨부 해 보려니 업로드된 이미지는 수정할 수 없다고 나온다 이것이 무척 아쉬울 따름이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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